성명/논평

[성명]모든 노동자는 전쟁터가 아닌 일터로 출근해야 한다. 국회는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



[성명서]

 

모든 노동자는 전쟁터가 아닌 일터로 출근해야 한다.
국회는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

 

 

여야가 예고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바로 하루 앞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 이하 공무원노조)은 지금이라도 누더기를 넘어 쓰레기가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온전히 되돌릴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산재사망률은 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다. 산업재해로 인한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20.99명으로 영국(0.7명)의 30배, 산재사망률 2위인 멕시코(10명)와 비교해도 2배가 넘는다.

 

가히 산재사망 공화국이라 불릴만하다. 노동자를 죽음의 낭떠러지로 몰아세운 가해자는 탐욕에 눈이 멀어 노동자의 생명을 기계에 갈아 넣는 자본가와 이를 용인하며 눈감아준 부패한 권력이 공동정범이다.

 

공무원노조는 산업재해에서 소중한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사업장에서 경영책임자에게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함을 분명히 한다.

 

하지만 국회는 국민의 70% 이상이 압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시늉만 내며 졸속으로 처리하려 하고 있다. 여야는 재계의 눈치를 보며 책임자의 처벌 수위 등을 줄이는 안에 합의했다. 뿐만 아니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핵심 쟁점 모두가 후퇴했다.

 

부상과 질병의 경우에 하한 형을 없애고, 법 위반에 부과하는 벌금형에도 하한 형을 정하지 않았다. 다치거나 질병을 얻더라도 솜방망이 처벌로 기업에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이다. 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사고 발생 전 5년간 안전의무를 3회 이상 위반했을 때 중대재해의 책임이 있다고 본 ‘인과관계 추정 조항’은 아예 삭제됐다.

 

더구나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처벌을 4년간 유예하는 법안도 제안됐다. 지난 2018년 말 통계청에 따르면 50인 미만 사업장은 전체 사업장의 98.8%다.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산업재해의 78.7%가 발생하고, 사망자의 수는 전체의 79.1%를 차지한다. 결국 대부분의 사업장에서는 4년 동안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전체 사업장의 80%를 차지하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600만 명의 노동자는 아예 법안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5인 미만 사업장은 현재도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해 고용, 임금, 복지 등 모든 노동조건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데 이젠 죽음마저도 차별당할 위기에 내몰렸다. 이정도면 여야의 합의안은 그물을 들고 바람을 잡겠다는 꼴이다.

 

결국 정부와 여야가 합의한 법안은 재계의 요구만 대폭 수용한 법안으로서 이는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죽이는 자본의 새로운 면죄부가 될 뿐이다.

 

국회는 사업장의 규모에 따른 유예와 배제가 아닌 5인 미만 사업장을 포함한 모든 사업장의 노동자에게 전면적으로 적용되고 즉각 실시되는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지금 당장 재논의 절차에 들어가라.

 

공무원노조는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만약 정부와 국회가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자본의 이익을 쫒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저버리는 반인륜적, 반노동적 결정을 내린다면 수백 수천 배에 달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2021년 1월 7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